30일 오전 아시아 주요 증시는 극단적으로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4.64% 주저앉은 3만7980.34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다음 달 1일 총리 취임을 앞둔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신임 총재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집어삼켰다. 그가 앞서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기업 과세 및 금융 투자세 강화를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단 전망이 커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142엔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엔화 가치가 달러를 상대로 오르면서 수출주에 부담을 주고 있다.
당초 시장이 통화 완화 정책을 옹호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해왔던 만큼 이시바 당선에 따른 시장 반응은 클 수밖에 없단 지적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의 코헤이 오니시 전략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지난 며칠 간의 거래에서 다카이치가 이길 것이란 기대로 시장이 얼마나 상승했는지 생각하면 오늘 반응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임금 인상, 시장 개혁에 대한 기대로 일본 주식을 매수한 것이지 일본은행의 완화를 기대해 투자한 게 아니다"라며 "다시 일본 경제의 근본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과 달리 중화권 증시는 부양책 효과에 따른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시간 오전 11시40분 현재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4.19% 급등하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1.33% 상승 중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금리 인하, 증시 유동성 지원, 주택 구매자에 대한 대출 완화 등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상승 모멘텀이 단기적으로나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날 거래 시작 30분 만에 상하이와 선전 증시 거래액이 1조위안(약 187조원)을 넘어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삭소마켓의 차루 차나나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분위기 반전의 속도는 시장이 앞서 얼마나 과매도 상태였는지를 보여준다"면서 "이번엔 당국의 부양 의지와 규모가 전과는 다르단 확신이 있다"고 평가했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