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방권의 각국 정상들은 누가 당선되든 미국과 우호 관계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UN·국제연합)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선을 두고 "물론 중요한 선거"라며 "지구촌 모두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우리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협력하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협력하겠다"며 "누가 이기든 동맹은 단결할 것"이라고 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그렇게 하는 게 유럽도, 미국도 이득이라는 사실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고립주의 노선을 택한 것을 언급하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제1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집권한 워런 하딩 전 미국 대통령은 국제사회 개입을 줄이고 내정에 집중하겠다며 고립주의를 택했다.
아나돌루 통신은 "뤼터 사무총장 발언은 유럽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지난 임기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분담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서 나토 탈퇴를 시사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대해서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해 '실리 외교'를 추구한 일본은 "미국, 일본 동맹 강화를 위해 차기 정권과 견고한 신뢰,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6일 기자회견에서 "높은 관심을 갖고 (미국 대선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일본은 지난 4월 아소 다로 전 총리를 보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접촉한 바 있다.
불법 이주민 문제로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선거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민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며 "(새 미국 행정부와) 좋은 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무관세 무역헙정인 USMCA가 당사국들에게 상당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USMCA는 멕시코는 물론 미국에도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이어 미국 신임 대통령과 불법 이주민과 펜타닐, 총기 밀수 등 여러 사안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 당국에서 선거 결과를 발표하기 전까지 어떠한 성명도 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임자인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20년 대선 종료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복으로 혼란스러웠던 한 달 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 축하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받았던 러시아는 4일 국영매체 채널1을 통해 "응원할 후보가 없다"며 "그저 침착하게 지켜볼 뿐"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