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에 줄줄이 하락했던 2차전지 종목들이 8일 급등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 폐기 공약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엘앤에프는 전일 대비 1만1800원(11.13%) 오른 11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하락분(-7.83%)을 모두 만회한 흐름이다.
이밖에 LG에너지솔루션(4.15%), 포스코퓨처엠(3.08%), LG화학(2.14%), 에코프로비엠(3.90%), 에코프로(3.94%) 등 2차전지 종목들이 동반 상승 중이다. 지난 2거래일 동안 많게는 10% 넘게 하락했던 흐름과 대조적이다.
그간 2차전지는 향후 친환경 정책이 폐지되리라는 전망에 급락해왔다. 트럼프 당선인이 유세 기간 내내 조 바이든 정부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폐지를 공언했기 때문이다. IRA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에 보조금을 주는 법안이다. 당초 한국 배터리 업계는 IRA 효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향후 IRA 지원 규모가 축소될 경우 한국 배터리 업계의 투자 위축과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2기 내각이 출범해도 IRA 체제를 바꾸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하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상태에서 IRA를 폐지할 수 있지만 2차전지 투자가 집중되는 미시건·오하이오·네바다 등 지역구에서 반대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실제 공화당 내 하원의원 18명과 의장이 IRA 폐지를 반대하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단기 섹터 주가 흐름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면서도 “IRA 폐지라는 극단적 시나리오는 제한적일 것이며 중장기적 관점에선 역발상 접근이 유효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이날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국내 증시 전반에 훈풍이 불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각 현재 코스피 지수는 0.76% 상승, 코스닥 지수는 1.47% 상승 중이다.
시사저널 조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