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큰 영향을 준 세계 최대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예상대로 미국의 차기 행정부 개혁을 담당하는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게 됐다. 새 조직은 정부의 비용 축소 및 공무원 대량 해고를 단행하고, 각종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을 통해 "위대한 일론 머스크가 미국의 애국자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게 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두 명의 훌륭한 미국인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없애고, 지출 낭비를 줄이고, 연방 기관을 재구조화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수장인 라마스와미는 39세 인도계로 기업가 출신의 친트럼프 정치인으로, 올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 효율화 작업은 '세이브 아메리카(미국을 구하자)' 운동의 핵심으로 늦어도 2026년 7월4일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정부효율부가 출범하면 각종 시스템은 물론 정부 낭비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에게 충격파를 보낼 것"이라는 머스크의 견해를 전했다. 머스크는 트위터(현 X) 인수 뒤 직원 80%가량을 감축한 이력이 있다. 이날 라마스와미도 X에 "우리는 온건하게 가지 않을 것이다"라며 정부 내 풍파를 예고했다.
머스크는 이후 X에 올린 게시물에서 "연방기관은 99개면 충분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난달 8일 공개된 폭스뉴스 앵커 출신 극우 논객 터커 칼슨과 인터뷰 영상을 올렸는데, 이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연방 기관은 약 428개인데 들어본 적도 없는 기관이 너무나 많고 영역이 겹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당초 새 조직 명칭은 '정부효율위원회'로 알려졌는데 이번 성명에서 정부효율부로 바뀌면서 특별 위원회가 아닌 정식 부처로 승격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NBC방송은 "트럼프가 이날 정부효율부를 백악관 내부가 아닌 (자문위 같은) 외부 조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며 조직 수장을 맡은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이해 충돌 등 문제 없이 민간기업 CEO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이는 상원의 승인 없이 이들에 대한 임명이 가능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의 '킹메이커'로 떠오른 머스크는 미국 정부 내 뿌리 깊은 관료주의를 손보는 한편 조직·인력 구조조정을 총괄하게 됐다. 정부효율부 수장에 국한되지 않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유세 내내 "연방 정부의 낭비성 예산이 2조달러(약 2814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한 것도 머스크의 계산에서 비롯됐다고 외신들은 짚었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