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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소비-투자 동반추락… ‘저성장 공포’ 증시도 급락
2
내일은없다
11-30
조회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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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1%대 성장 고착화 비상

금리인하에도 코스피 1.95% 떨어져

수출 부진 속 내수침체 악화일로

세수 결손 확대… 재정부담 가중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신호가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기업 생산과 투자, 소비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며 내수 침체가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경기 부진은 세수 결손을 키우면서 나라 살림의 부담도 계속 가중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경제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 심리가 악화돼 국내 증시는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9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8.76포인트(1.95%) 내린 2,455.91에 장을 마쳤다. 22일 2,500 선을 탈환한 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2,400대로 밀렸다. 최근 거의 매일같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7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전날(28일)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깜짝 인하했지만 전혀 ‘약발’이 듣지 않는 모양새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효과보다는 한은이 내년과 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출 만큼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에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 가뜩이나 내수 침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수출까지 흔들리면서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커진 것이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달러화 강세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 불안으로 내년 한국 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대표 수출 업종인 반도체 시장의 부진 전망이 날로 확산되는 것도 비관론을 자극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연말 경기가 크게 꺾이면서 일각에선 한은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2%를 달성하기 버거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내수 지표도 계속 악화 일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전(全) 산업 생산지수는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9월(―0.3%)에 이은 두 달 연속 감소세다.


1%대 저성장 우려에 코스피 1.95% 급락… 세수 11.7조 줄어

생산-소비-투자 동반 추락

외국인 매도에 코스피 2400대로

“올 2.2% 성장 버거울 수도” 우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0.4% 감소하면서 전월(―0.5%)에 이어 두 달째 하락했다. 설비투자 또한 기계류(―5.4%)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5.8%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 등 3대 지표가 모두 감소한 것은 올 5월 이후 5개월 만이다.


건설기성 역시 토목, 건축 등에서 공사 실적이 줄면서 전달보다 4.0% 감소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부진의 여파로 세수 결손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2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1∼10월 국세는 293조6000억 원 걷혀 1년 전보다 11조7000억 원 줄었다. 저조한 기업 실적 탓에 법인세(58조2000억 원)가 17조9000억 원 급감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주식 거래 대금이 줄고 세율이 내려가면서 증권거래세는 1조2000억 원 줄었고, 개별소비세도 1000억 원 줄었다. 다만 이 기간 소득세(94조1000억 원)는 2000억 원 증가했다. 부가가치세 역시 6조1000억 원 늘었다.


1년간 예상 세수 가운데 실제로 걷힌 세금 비율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은 79.9%였다.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이 났던 지난해(10월 진도율 76.2%)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느린 속도다.


11, 12월 지난해만큼만 세금이 걷히면 1년간 총 국세 수입은 332조5000억 원이 된다. 정부가 당초 짠 예산보다 34조8000억 원 부족하다. 정부는 9월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면서 결손 규모를 29조6000억 원으로 내다봤는데, 고친 전망보다도 실적이 더 저조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월별로 보면 1, 2, 7월 석 달 빼고는 모두 지난해 대비 국세 수입이 줄었다.


다만 기재부는 연말까지 세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월 부가세 신고를 보니 11, 12월엔 부가세 수입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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