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채굴업체 라이엇에 AI용 시설로 전환 압박
비트코인 기념주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채굴 난도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보유시설을 '인공지능(AI) 붐'으로 수요가 폭증한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이하 스타보드)는 최근 자사가 투자한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엇플랫폼스 경영진에 코인 채굴용 전산시설 일부를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보유 회사)나 대형 데이터센터 고객용 시설로 전환하라고 압박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암호화폐 채굴업체들은 채굴에 필요한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대형 데이터센터를 가동해왔으며, 이를 위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비롯한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와 대규모 전력을 확보해왔다.
비트코인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암호화폐 친화적인 태도에 힘입어 최근 10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채굴 난도 상승으로 채굴업체들의 사업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는 상태다.
실제로 상장사인 라이엇플랫폼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24% 하락했다.
지난 4월 반감기 시행으로 동일 자원을 투입했을 때 생산할 수 있는 비트코인 양은 이전 대비 절반으로 줄었고, 이는 채굴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반면 AI용 대형 데이터센터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다. 신규 데이터센터 시설 건립 및 전력 확보에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영향이다.
다른 대형 채굴업체들은 이미 시설을 AI용 데이터센터 임대사업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코어사이언티픽은 최근 AI 클라우드 제공업체 코어위브와 시설 임대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스타보드 역시 라이엇에 코어사이언티픽 사례를 들어 라이엇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엇은 WSJ에 "자사는 주주가치 창출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이 같은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타보드와 건설적으로 협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타보드의 데이터센터 전환 요구 소식에 라이엇 주가는 정오(미 동부시간 기준) 무렵 10% 급등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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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헌(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