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월 물가지표가 예상과 일치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두 달 연속 전월보다 상승했다. 물가가 2%대 중후반에서 쉽사리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있다는 결과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통계국은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비 0.3%, 전년비 2.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두 다우존스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연간 상승률이 0.1% 오히려 높아졌다. 인플레이션이 저감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 제롬 파월의 말대로 그 추이는 울퉁불퉁하게 형성되는 것이다.
변동성이 심한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월간으로 0.3%, 연간으로는 3.3% 상승했다. 11월에 주거비는 0.3% 상승해 월간 상승세의 40% 비중을 차지했다. 가정용 식품 지수가 0.4%나 오르면서 전체 식품 지수도 0.5% 상승했다. 에너지 지수는 10월에 변동이 없었지만 11월에는 0.2% 올랐다.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항목 가운데선 신차(0.6%), 중고차 및 트럭(2.0%)과 의류(0.2%) 등이 전반적으로 올랐고, 의료용품(-0.1%)만 하락했다.
내주 18일에는 연준의 12월 정례 FOMC(공개시장 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당초 예정대로 기준금리를 25bp(1bp=0.01%p) 내릴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내달 1월에는 연이은 금리인하의 효과를 점검하기 위해 금리를 동결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CME 그룹의 페드와치(FedWatch)에 따르면 12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96% 수준으로 측정된다.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또 내리면 9월 이후 기준금리는 1%p 낮아진 4.25~4.50%가 된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의 저감 추세가 예상과 달리 급격하지 않다며 중앙은행이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립금리에 대한 시각이 최근 경제상황을 연동해 고려하면 기존 2%가 아니라 3%가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