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들어 은행권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자 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2금융권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은행권은 대출 완화 조치에 들어가면서 새해부터 풍선 효과가 점차 누그러질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공시된 새마을금고 여신잔액은 10월말 기준 181조440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180조2293억원에서 한 달간 1조2113억원 급증한 규모다. 이 기간 상호금융의 여신잔액은 390조6441억원에서 391조1962억원으로 5521억원 늘었다.
2금융권으로의 대출 쏠림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5조1000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축소된 반면, 2금융권은 증가폭이 확대되며 은행권을 웃돌았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 2조7000억원 대비 5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10월 1조9000억원에서 11월 2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1조6000억원), 여신전문금융사(6000억원), 보험(6000억원), 저축은행(4000억원)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앞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규제가 7월에서 9월로 연기되자 은행으로 '막차 수요'가 몰리며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이어간 바 있다. 올해 1년 치 가계대출 증가 계획을 초과한 은행들은 관리를 강화하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발맞춰 여신금리를 높이고 한도를 줄이며 문턱을 높였다. 또 비대면 대출 중단과 대환 제한 등의 조치로 빗장을 걸었다. 은행 대출이 막히자 2금융권으로 풍선 효과가 크게 나타나면서, 2금융권 역시 다주택자 주담대 중단과 만기 축소 등 조치에 나섰다.
실수요자들의 '대출 한파'는 새해부터 점차 누그러질 전망이다. 은행권은 한시적인 대출 제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풀기로 했다. 대부분 내년 1월2일 이후 대출 실행 건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KB국민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렸다. 타행 주담대를 갈아타는 대환도 허용한다.
신한은행도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풀었다.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 취급과 모집인을 통한 대출 접수도 재개한다. 미등기된 신규 분양 물건지에 대한 전세자금대출과 1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도 풀린다. 또 연소득 100% 내로 제한했던 신용대출 한도를 풀고 비대면 대출도 재개한다.
하나은행은 비대면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도 비대면 가계대출을 풀기로 했다.
뉴시스 이정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