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연합뉴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변동으로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의 총 평가액은 4조4000억 원 이상 감소했으며, 이 중 삼성전자의 하락분만 2조5000억 원에 달했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282개 상장사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해 4분기 133조45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말의 137조8628억 원 대비 4조4039억 원 줄어든 수치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4분기 지분율은 7.68%로 3분기와 동일했으나, 주가가 8.78% 하락하며 주식 평가액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4분기 삼성전자 주가는 6만1500원에서 5만6100원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평가액은 28조2062억 원에서 25조7295억 원으로 2조4766억 원 줄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 중 가장 큰 폭의 평가액 증가를 기록했다. 4분기 동안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7만4600원에서 20만5000원으로 17.41%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SK하이닉스 평가액은 9조3370억 원에서 10조9628억 원으로 1조6257억 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고부가가치 메모리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을 상쇄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비중이 전체 D램 매출의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양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황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AI 칩 '블랙웰' 공급 일정 조율로 삼성전자가 추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내 HBM3E와 HBM4 생산 준비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연된 일정이 오히려 삼성전자의 기술 개선과 시장 진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양사의 HBM 기술 성과는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높은 HBM 매출 비중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혜인 (phoenix@jose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