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수 급등하며 고점 우려 씻어
기술기업 7곳 ‘매그니피센트7’ 상승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물가 지표에 뉴욕 3대 지수가 급등하며 고점 우려를 떨쳐냈다. 15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은 전 거래일보다 1.65% 오른 4만3221.55에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전 거래일보다 1.83%, 2.45%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우려가 변동성을 높이고 있지만, 미국 증시가 하반기로 갈수록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방향성을 결정 짓는 거대 기술기업 7곳 ‘매그니피센트7’가 모두 상승했다. 특히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8.04% 오른 428.2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양자 컴퓨터 관련주인 아이온큐(33.48%) 리게티(22.23%) 등도 급등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9% 상승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다. 지난해 7월 2.9%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지만 물가가 더 크게 오를 것으로 봤던 시장은 오히려 안도했다. 특히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망치보다 0.1% 낮은 3.2% 상승했다. 이 영향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65%로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CPI 발표 전 연 4.79%까지 올라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단기적으로 리스크가 있지만 기업 실적이 확인되고 인플레이션 수치 둔화가 확인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증시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금리를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관세 정책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고, 달러가 강세인 것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 재정 건전성 우려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성장이 물가 상승을 막아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산업계의 AI 도입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비용 상쇄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1기 초반 1년 미국 증시 수익률이 높았던 것도 기대요소다. 2017년 1월 트럼프 취임식 이후 1년간 S&P500 지수는 23.7% 상승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초기에는 이전 정부와 정책 색깔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기자(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