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전용 생산시설 1분기 가동
글로벌 시장 3년 뒤 280억달러
ADC 완제 의약품 전용 라인도 구축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인 행사장에서 기업 발표를 하고 있다. 존림 대표는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삼성의 바이오 사업 비전과 로드맵에 발맞춰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래 먹거리로 선택한 차세대 항암제 ADC(항체·약물접합체) 분야 수주가 임박했다. 10여년간 쌓아온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구축한 ADC 전용 생산시설을 1분기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ADC개발팀장(상무)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제약·바이오 업계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일환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정 팀장은 “이번 행사에서 80여개 바이오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며 “몇 개의 회사에서 수주가 임박해 있다”고 말했다.
ADC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가장 큰 관심 분야로 떠올랐다. 이번 JPMHC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ADC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유발하는 게 문제였다. ADC는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표적항암제’로 불린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2023년 100억 달러(약 14조5700억원)에서 2028년 280억 달러(약 40조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ADC 의약품은 아직 15종에 불과하다.
정형남 삼성바이오로직스 ADC 개발팀장이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ADC 사업을 설명하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삼성바이오로직스의 ADC 전용 생산 시설은 500ℓ 접합 반응기를 포함한 2개 생산라인, 1개 정제라인을 갖췄다. 운영 효율성을 높인 설계로 의약품 공정 개발부터 생산까지 제각각인 고객사의 포트폴리오에 맞춰 대응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항체 의약품 CDMO 역량을 기반으로 ADC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게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개월 안에 세포주 개발 단계부터 ADC 원료 의약품(DS) 생산까지 마칠 수 있는 타임라인에 맞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2027년 1분기를 목표로 ADC 완제 의약품(DP) 전용 라인도 구축하기로 했다. 정 팀장은 “생산 속도 면에서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나 중국의 우시와 비등한 수준이지만 노하우를 쌓는다면 기간을 더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기술 보유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국내 바이오기업 에임드바이오와 스위스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했고, 지난해엔 미국 브릭바이오에 투자했다. 이달 초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ADC 개발 기업 리가켐바이오와 올해 3건 이상의 ADC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샌프란시스코=김성훈 기자(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