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호가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하고 있다. 한화오션
우리나라 경제의 전통 성장동력인 조선·철강·석유화학 업계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러브콜을 보낸 조선 업계는 수혜를 기대하고 있는 반면, 철강 업계는 쿼터 축소 등 악재를 우려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트럼프 당선인의 귀환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선박, 군함 건조 능력을 치켜세우고 협력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특히 방위비 증대, 화석연료 개발 증가 등의 굵직한 정책 변화에서 K-조선의 경쟁력이 필수적인 협력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미·중 해군력 경쟁에서 미국이 현지 조선 생태계 붕괴로 함정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추진이 어려운 실정이 반영되고 있다.
미국이 우방국 중 중국 조선 산업과 경쟁하며 대체 국가로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곳은 대한민국이다. 이미 한화오션이 미 해군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하는 등 향후 우리나라 조선사가 미국의 새로운 함정 건조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석유와 셰일오일 시추 확대 정책도 긍정 요인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에서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나라 조선사가 협력 1순위다. 여기에 해상굴착 등에 필요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설비(FLNG) 발주도 기대된다.
반면 철강 업계는 쿼터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당시에도 철강을 국가 안보 연관 물품으로 판단, 우리나라의 철강 수입량 관세 면제 쿼터를 연간 263만톤(t)으로 정한 바있다. 현재의 쿼터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한국은 미국의 강재수입국이자 무역적자국으로 수출쿼터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유 업계와 석유화학 업계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석유개발 확대와 더불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외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 증가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이 예상된다. 단기적 재고평가손실 우려가 있지만, 장기적 정제마진 상승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조선 협력의 중심은 함정 MRO 사업이 될 것이며, LNG 운반선 등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다”라며 “철강은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보편관세보다 물량이 줄어드는 쿼터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성우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