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밈코인 발행도 악재, 업계는 "평판 훼손" 비판
"규제 완화는 몇 달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
사진=REUTERS
트럼프 취임 첫 날 급등했던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딴 새로 발행된 토큰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취임식 직후 현재까지 암호화폐에 대한 정책 언급이 전혀 없다는 실망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트럼프 부부의 밈코인 발행이 평판을 회복시키려 애써온 디지털자산업계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는 업계의 비판도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트럼프의 취임 당일인 전 날 109,071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 날은 5% 넘게 하락한 101,705.40달러로 떨어졌다. 이더와 리플은 각각 3%와 5% 하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주 금요일 밤에 출시된 트럼프 브랜드의 밈 코인은 이 날 34.4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월요일에 기록한 74.59달러의 절반이다. 이 코인은 출시 당시 6.5달러 정도였다. 멜라니아 코인은 58% 폭락했다.
트럼프의 취임 연설에는 이민과 관세, 에너지 규제완화, 심지어 중국이 틱톡에 대한 법집행 일시 중단까지 여러 행정명령과 정책 언급이 있었으나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암호 화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트럼프 취임 첫날 일부 행정 조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해왔다.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인 애스트로넛 캐피탈의 최고투자책임자 매튜 디브는 "단기적으로 뉴스 매도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비트코인이 전략적 비축과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완화에 큰 기대를 하고 있지만, 이는 몇 달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디브는 지적했다. 따라서 당분간 더 큰 변동성과 매도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도 하락했다.
트럼프가 취임식 직전에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를 위해 출시한 밈코인인 트럼프 토큰과 멜라니아 토큰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는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평판을 회복하려는 디지털 자산업계에 해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디지털자산 투자업체 반에크의 전략 책임자이고 포인츠빌의 창립자인 가보 구르바치는 트럼프의 밈코인 발행이 “미국과 미국 대통령직에 대한 신뢰를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트럼프와 멜라니아 밈코인 출시의 영향이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면서 트럼프에에 암호화폐 자문가들을 해고할 것을 촉구했다.
X에 게시된 글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엔젤 투자지이자 전 최고기술책임자인 발라지 스리니바산은 “밈코인은 결국 마지막 구매자가 모든 것을 잃는 제로섬 복권”이라며 대통령 일가의 밈코인 발행을 비판했다.
암호화폐 파생 상품의 유동성을 제공하는 오빗 마켓의 공동 창립자 캐롤라인 모런도 “암호화폐 산업조차 상상못한 거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윤리적인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웹사이트에 따르면, 트럼프 코인 토큰의 80%는 트럼프 사업의 계열사인 CIC 디지털과 파이트,파이트,파이트라는 또 다른 법인이 소유하고 있다.
트럼프와 자녀들이 참여한 암호화폐 프로젝트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전 날 토큰 판매를 통해 3억 달러를 모았으며 추가 토큰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밈코인은 투명성이 없이 수십억 달러의 투기 자금을 빠르게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