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행정명령서 빠져...캐나다·멕시코 관세 내달1일
보편관세는 일단 보류…중국과 무역전쟁 협상 여지
아이폰 판매부진 우려에 애플 3.6%↓…테슬라 3.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뉴욕증시가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다. 투자자들은 관세전쟁 관련 발언을 비롯해 첫날 서명한 행정명령 수준이 당초 우려보다 부드러워졌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오전 9시45분 기준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2% 오른 4만3758.39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47% 오른 6024.86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07% 상승한 1만9641.97에서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내달1일 멕시코와 캐나다의 국경 정책을 이유로 25%의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무역 파트너국에 일괄적으로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역시 여전히 테이블 위에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첫날 즉각 관세부과를 결정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그는 점진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을 시사하면서 시장은 약간의 안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1일까지 상무부, 재무부, 무역대표부(USTR)에 무역적자 원인 조사 및 해결책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는데, 구체적인 조치는 순차적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구체적인 관세 계획은 이날 발표하지 않고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대신 중국이 자신의 첫 임기 동안 체결한 협정을 준수했는지 조사할 것을 지시하기만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상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알렉스 필립스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날 관세에 대한 정책 발표는 예상보다 온건했다”며 “현재로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우선순위가 낮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모든 수입품에 대해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확률이 낮아지고, 이는 광범위한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던 시장에 자신감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시장은 통상문제를 제외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완화 등 친기업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기 위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각종 규제 완화책을 꺼내들 예정이다.
기술주들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매그니피센트7에서는 엔비디아(1.52%), 알파벳(1.8%), 아마존(1.33%), 메타(0.67%) 등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애플(-3.49%), 마이크로소프트(-0.4%), 테슬라(-3.13% 등은 하락하고 있다. 애플은 월가에서 잇단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잇따른 게 영향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AI)이 기대했던 성장을 이끌지 못하면서 아이폰 판매 부진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김상윤(yo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