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전산장애 관련 역대 최다 금액
서버 증설 등 이행계획 제출
전광판에 표시된 비트코인 가격. 오승현 기자
[서울경제]
비상계엄 사태 당일 발생한 가상자산거래소 전산장애와 관련해 업비트, 빗썸 등 거래소가 투자자들에게 30여억 원을 배상하기로 했다. 이는 가상자산거래소 전산장애와 관련해 역대 최다 인원에 역대 최다 배상 금액이다.
그러나 거래소별로 내규에 의해 배상이 이뤄지고 있어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거래소들의 개선계획 이행과 민원 대응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가상자산거래소 5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는 계엄일 전산장애 관련 596건에 31억4459만8156원을, 빗썸은 124건에 3억7753만3687원을 배상하기로 했다.
업비트와 빗썸은 투자자와 배상 협의를 마무리 중인 단계로, 협의가 완료되면 배상액은 소폭 늘어날 수 있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이번 배상액은 가상자산거래소 전산장애 관련 역대 최다에 해당한다. 가상자산거래소 1위 업비트는 앞서 최다 기록이 2022년 50건에 1147만1876원을 보상한 것이었다. 빗썸은 2022년에는 보상 건이 없었고, 2023년에 29명에게 9495만915원을 보상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지난달에 이어 20일부터 가상자산거래소 현장점검에 다시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계엄 사태 이후 거래소들로부터 서버 증설, 클라우드 전환, 비상대응계획(BCP) 개선 등 향후 대책을 보고 받았는데, 이러한 대책이 잘 이행 중인지 살펴본다는 차원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소들이 서버 증설, 내부 프로세스 개선 등 이행계획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며 "배상 기준이 잘 설정돼 있는지 등을 포함해 민원 대응을 잘하고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비트코인 가격은 1억3000만 원에서 8800만 원까지 급락했다. 각 거래소에 이용자 접속량이 급증하면서 접속과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았고 업비트에서는 일부 가상자산 출금과 원화 입금이 취소되는 등 장애도 일어났다. 업비트는 평소 동시 접속자 수가 10만 명인데, 비상계엄 이후 동시 접속자 수는 110만 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빗썸과 코인원에도 각각 50만 명 이상의 접속자가 몰렸다. 이에 따라 업비트는 99분, 빗썸은 62분, 코인원은 40분 동안 장애가 일어난 바 있다. 업체들이 가상자산 거래량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산장애뿐만 아니라 관리 부실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규빈 기자(starbe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