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관세와 제재를 가하겠다고 22일(현지시간) 재차 압박했다. 러시아는 "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시작되지도 않았을 전쟁을 빨리 끝내자"며 "러시아가 곧 종전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세금, 관세, 제재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쉬운 방법으로 할 수 있고 어려운 방법으로도 할 수 있지만 쉬운 길이 더 낫다"며 "이제는 협상할 시간이고 더는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고 러시아를 해롭게 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을 위해 매우 큰 호의를 베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백악관 출입기자단 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는다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제재 가능성을 내비친 데 이어 관세와 제재 의지를 선명하게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첫날부터 푸틴 대통령을 향해 협상을 촉구하면서 매일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취임 첫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다가 지난달 타임지 인터뷰에서 북한의 참전 등으로 상황이 복잡해졌다며 발언 수위를 낮추면서도 특유의 압박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협상이 어떤 내용인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폴랸스킨 차석대사는 로이터 통신에 "단순히 전쟁을 끝내는 문제가 아니라 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협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봐야 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