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월가의 리더들 사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미국의 안보와 성장"을 내세우며 수용한다는 입장이 잇달아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하려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최고경영자)는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약간의 인플레이션이 있더라도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내 말은,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보다 국가 안보가 좀 더 우선"이라며 "관세는 경제적 도구일 뿐이다. 사용 방법이나 이유 등에 따라 경제적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포스트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대선 전부터 수개월간 다이먼 CEO와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식 경제정책 협의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 역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세는) 특정 무역협정을 재조정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적절하게 재조정된다면 미국 성장에 건설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제는 얼마나 빨리, 또 얼마나 신중하게 하느냐다. 이 중 일부는 단순 거래 이상의 전략 협상"이라며 "비즈니스 리더들은 무역 문제를 포함한 정책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류 경제학계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대상국은 물론 미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월가 역시 대체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부정적인 기류였지만, 2기 정부 출범 직후에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한편 다이먼 CEO는 이날 미국 증시의 고평가 위험을 언급했다. 그는 "어떤 척도에 견줘도 자산 가격이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 국채 등 채권 시장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인 적자 지출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긴장, 중국의 위협 증가 등 글로벌 분쟁의 고조가 향후 100년 동안 우리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