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400원대의 높은 '환율 장벽'에도 미국 주식을 사들인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주식 결제액(매수+매도)은 모두 325억285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9.6% 늘어났습니다. 거래량도 같은 기간 10% 가량 늘어난 60만4천34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21일 기준 1천165만65만달러로, 1년 전보다 76% 늘어났습니다. 보관액이 월별 기준으로 1천160만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해당 기간 평균 환율은 1461.49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미국 주식을 사들이는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지난해 '엔저'로 인기를 끌었던 일본 증시는 관심이 줄어든 모습입니다.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결제액은 모두 2억9천185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감소했습니다.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 증시는 부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16조원으로 전분기보다 12.2% 감소했지만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258조원으로 34.9% 증가해 매 분기마다 사상 최고를 경신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 강화에 나섰습니다. 대표적으로 메리츠증권은 내년까지 미국 주식 거래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하기로 했습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수료 전액 무료 이벤트로 연간 1천억원 이상의 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행 후 25일 만에 예탁금 1조원이 유입되는 등 성과가 나타나 해외주식도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특히 해외주식 강자로 떠오른 토스증권의 부담이 심할 것"이라며 "최근 토스증권에게 점유율을 역전당한 키움증권도 고민이 깊은데 현지 증권사 인수도 염두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27일부터 설 연휴로 국내 증시가 장기 휴장에 들어가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매그니피센트7(M7,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엔비디아·테슬라·메타)으로 대표되는 대형 기술 기업의 실적 발표 등이 예정돼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관심도 커질 전망입니다.
SBS비즈 신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