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0.25%p 인상 유력
최근 글로벌 금융가에선 일본의 금리 인상발(發)로 엔 캐리 트레이드 되돌림 현상이 가속화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일본은행이 6개월 만에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0.5%로 설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NBC의 경제학자 설문 결과 19명 중 18명이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등 거의 모든 전문가 예측이 인상 쪽에 쏠려 있다.
뉴시스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6개월 전 경험 때문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다른 국가의 자산, 특히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국 주식 등에 투자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일본으로 복귀하면서 증시 폭락 등으로 글로벌 시장을 출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9월 한국은행이 추정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506조6000억엔(약 4660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7월 31일 일본은행이 금리를 연 0.25%로 ‘깜짝’ 인상했는데, 당시 162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140엔대 초반으로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이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했고, 이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 작년 8월 5일 코스피는 8% 넘게 하락,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블랙 먼데이’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금리 인상 때와 달리 이번에는 금융시장의 요동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선은 ‘깜짝‘ 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에다 가즈오 일은 총재가 지난 14일, 히미노 로조 부총재가 15일에 각각 1월에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금리 방향성을 언급했다. 깜짝 인상으로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했던 지난해의 실책에 대한 반성 차원이다.
또 주식 등 위험 자산에 들어가 있던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지난해 상당 부분 청산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돼 달러가 약했던 상황에서 일본이 금리를 인상한 것이었지만, 올해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어렵고 달러가 여전히 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