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일본의 금리 인상은 당장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우리은행 최진호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상승은 이론적으로는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현재 트럼프로 인해 전세계 무역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을 것”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일본 금리 인상은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에 호재다. 일본 엔화 강세로 인해 일본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악화하는 대신 일본 수출 종목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 증시 수출 관련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오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와 도요타 자동차처럼 우리나라와 일본 기업들은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에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제조업 수출경합도(2022년 기준)는 64.7로 미국(64.3), 중국(58.1), 독일(57.8)을 제치고 주요 수출국 가운데 경쟁 강도가 가장 높았다. 수출 경합도가 높다는 것은 두 나라가 동일한 시장에서 유사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과 증시에 상장돼 있는 대형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당장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간을 넓혀서 보면 한국은 금리 인하기인데, 일본은 본격 상승기에 접어드는 시작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본 금리가 올라 일본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져 글로벌 자금이 일본으로 쏠리면서 우리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 신한PWM판교센터 정문영 팀장은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각국의 투자 자금이 일단 예외없이 빠져나가 일본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된다”며 “특히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 우리나라 증시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도 이날 이복현 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일본 금리 인상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일부 시장에서는 작년 일본은행 금리인상 후 발생한 급격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시장충격 재발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지만, 작년에는 미국과 일본간 금리격차가 적었고, 엔화도 강세였던 반면, 지금은 그때보다 금리격차가 커지고 엔화도 약세여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유인은 낮다”면서도 “작년에도 일본이 금리를 올린 직후 나빠진 미국 고용지표가 발표되자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시장 충격이 발생한 만큼, 향후 대외여건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경제 곽창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