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단 금리 인하 압박 발언에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이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연방 하원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 상황이 연준의 물가 목표(2%)에 근접했지만 아직 도달하지 못했고 오늘 발표된 물가 지표 역시 같은 상황을 말해준다"며 "당분간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연준이 계속해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며 경제 상황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해도 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금리는 인하돼야 한다"고 한 데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글에서 "이는 다가올 관세와 함께 진행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파월 의장의 청문회 개최 직전 나왔다는 점에서 파월 의장을 상대로 금리 인하를 압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날 발표된 올해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0% 오르면서 상승폭을 확대하자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사실상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CPI 상승률이 3%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6월(3.0%) 이후 처음이다. 최근 물가 동향을 반영하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0.5% 상승하면서 2023년 8월(0.5%)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도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를 웃도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