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12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급락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종식 가능성이 급부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3시3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98달러(2.70%) 하락한 배럴당 71.3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4월 인도분도 전 거래일보다 1.86달러(2.42%) 떨어진 배럴당 75.14달러에 거래 중이다.
3월 인도분 WTI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4거래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한 협상에 즉각 착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러시아산 원유 공급 위험이 완화했다는 평가에 유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글에서 "푸틴 대통령과 통화해 즉시 협상을 시작하기로 동의했다"며 "(종전)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최근 러시아와 이란을 겨냥한 미국의 원유 제재 여파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석유 수출을 차단하는 등의 '최대 압박' 조치에 착수하고 러시아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목표로 제재를 이어가면서 원유 공급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이날 미 연방하원 청문회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날 유가를 끌어내린 이유로 분석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면서 경제활동이 둔화되면 원유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 대비 0.5% 상승해 시장의 전망치(0.3%)를 웃돈 것을 언급하면서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