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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플랫폼법도 ‘비관세 장벽’ 지목 가능성… 美 상호관세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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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경제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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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통상전쟁] 트럼프 ‘상호관세 부과’ 공식 발표

美 “韓추진 플랫폼법, 美기업 차별”… 백악관, 韓 지적 “동맹이 우리 이용”

정책-규제 등도 상호관세 표적에… 전문가 “4월 시행전 협상 총력을”

오늘 트럼프 2기 첫 한미 장관회담

14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한다고 밝힌 만큼 우리 역시 영향을 피해 가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평택=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 시 상대국의 관세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 등의 ‘비(非)관세 장벽’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한국의 타격도 불가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99% 이상 관세가 철폐된 상황이지만, 미국이 한국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등 미국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방해하는 규제 등을 꾸준히 문제 삼아 왔기 때문이다.


● ‘플랫폼법’ 첫 타깃 될 듯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서명한 각서(메모랜덤)에서 “수년 동안 미국은 동맹국과 적국을 포함한 무역 파트너들로부터 불공정한 대우를 받아 왔다”고 밝혔다. 이어 각 교역 상대국의 △관세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세금 △보조금 등 각종 비관세 장벽 △환율 정책 △기타 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막는 불공정한 관행 등을 조사해 그에 상응하는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관세뿐만 아니라 미국 기업에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는 모든 정책과 규제, 관행까지를 표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특히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중국 같은 경쟁자든 유럽연합(EU)·일본, 한국 같은 동맹이든 상관 없이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며 한국을 특정해 언급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던 플랫폼법이 미국의 중점 타깃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 우대, 끼워 팔기 등 ‘갑질’을 막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나 미국상공회의소 등은 한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플랫폼 규제가 실현될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 기업들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로서 규제 대상이 되지만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아직 한국 내 점유율이 높지 않은 중국 기업은 규제에서 자유로울 가능성이 큰 탓이다.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후보자는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한국의 플랫폼법에 대해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 역시 “이 법안이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미국 기업만 규제할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가 부가가치세를 ‘콕’ 집어 주요 판단 요소로 밝힌 만큼 현재 10%인 부과세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이 환율 정책을 상호 관세 부과 기준으로 꼽았다는 점 역시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 재무부의 ‘환율 관찰대상국’에 1년 만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 USTR 무역장벽보고서(NTE) 내용도 압박


미국은 USTR이 매년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를 통해서도 한국에 여러 비관세 장벽이 있다고 지적해 왔다. 지난해 NTE에서는 한국의 자동차 배기가스 부품 인증 규제가 명확하지 않다고 명시했다.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 및 수입업체는 배기가스 부품을 변경할 때 그 정도에 따라 ‘변경 인증’(중대한 변경)을 받거나 ‘변경 보고’(사소한 변경)를 하게 된다. NTE는 이때 변경 인증과 변경 보고를 가르는 기준이 불명확해 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환경부의 차량 검증 시험도 비관세 장벽으로 제시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한국에서 판매하는 신규 수입 자동차 모델을 무작위로 선정해 검증 시험을 진행하는데,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늦어진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과거 미국은 NTE에서 KDB산업은행의 저리 정책 대출을 두고 해외 경쟁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보조금 성격이 있다고 문제 삼기도 했다.


● “비관세 장벽 역이용해 협상 카드로 써야”


미국이 상호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시기는 4월 1일 이후다. 전문가들은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남은 만큼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 예외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이 ‘비관세 장벽’이라는 기준을 명확히 밝혀준 만큼 이를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또한 “미국 측에 우리가 얼마나 전향적으로 (비관세 장벽 개선을) 검토하는지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강조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협상을 본격화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한미 및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한미 장관급 인사가 대면회담을 갖는 것은 처음이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도 17일 워싱턴에서 미 상무부, USTR 등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와 상무부 간 장관급 회담도 추진한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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