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수일 안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회동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동 담당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사우디로 향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사우디 3자 회동에 유럽 주요국 대표들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계획된 협상 테이블에 유럽도 포함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규모 토론장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켈로그 특사는 "과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회담에 너무 많은 국가가 관여하면서 회담 과정이 망가졌다"고도 언급했다.
켈로그 특사의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도로 협상 타결을 끌어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서 '유럽 패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럽 주요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켈로그 특사는 다만 "유럽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협상 테이블 배석 여부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제안과 아이디어를 마련하고 방위비를 증액하는 것"이라며 유럽에 종전을 위한 역할을 요구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미국이 유럽 각국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무기, 평화유지군, 안보 조처에 관한 자세한 제안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켈로그 특사는 미군 주둔 등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을 위한 신뢰할 만한 조건을 밝힐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당장의 답변은 '노(No)'"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뮌헨안보회의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오는 17일 긴급회의를 위해 유럽 정상들을 프랑스 파리로 초대했다고 이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 회담 계획과 관련해 "아마도 사우디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러시아 정상과 모두 가까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평화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