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3년 만에 보급형 모델 출시
아이폰 16e에 OLED 패널 납품
LG디스플레이 실적 개선 기대↑
애플의 새 보급형 모델 ‘아이폰 16e’(사진)가 베일을 벗었다. 이번 신제품은 애플이 2023년 선보인 아이폰 SE3에 이은 3년 만의 보급형 모델이다. 아이폰 16e는 애플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최저가 모델로 출시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시장의 관심이 쏟아졌다. 아이폰 16e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선 이번 신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공개된 아이폰 16e는 기존의 홈 버튼이 빠지고 페이스ID를 지원하는 6.1인치의 큰 화면이 적용됐다. 충전 포트는 유럽연합(EU) 규정에 맞춰 USB-C 타입으로 제작됐다. 앱 프로세서(AP)에는 자체 개발 칩 A18이 탑재돼 고성능 앱과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보급형 모델로는 처음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해 이미지 생성 및 검색, 알림 요약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어 버전은 4월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격은 128GB 기준 99만원으로, 오는 28일 공식 출시된다.
프리미엄 기능을 갖춘 아이폰 16e에 대한 관심에 LG디스플레이도 덩달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직원들은 ‘천(1000)철동’을 외치며 연간 실적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눈치다. 천철동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의 사내 애칭이다. 정 사장이 LG이노텍 사장으로 있던 2022년 임직원들에게 업계에서 흔치 않은 1000% 성과급을 지급했던 것에서 따온 별명이다. 당시 LG이노텍은 매출 부문에서 전년 대비 56.6% 증가한 14조9456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LG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은 올해 회사가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역대급 성과급을 받았으면 하는 염원을 정 사장의 별명에 담았다.
최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가 품질 문제를 겪으며 아이폰 패널 공급량이 대폭 감소한 것도 LG디스플레이에 희소식이다. 애초 애플이 BOE와 계약했던 아이폰 16e 패널 물량의 많은 부분이 LG디스플레이 패널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 전 모델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가 탑재될 예정인데 해당 기술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만이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정 사장은 지난달 자사주 약 1만2000주를 추가로 매입해 총 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리더의 이 같은 행보는 임직원들에게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