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올해 3분기부터 인도에서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의 인도 내 공장 설립이 미국에 불공평한 일이라고 지적해 이러한 계획에 제동을 걸지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유튜브 영상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3분기부터 인도에서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인도로 수천대의 전기차를 출하해서 3분기부터 뭄바이, 델리, 방갈로르 등 3대 도시에서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인도 시장에 어떤 모델이 도입되고 어떤 공장에서 생산될지는 미국과 인도 간의 관세 협상과 현재 인도가 수입차에 대해 시행 중인 관세 인하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현재 8000대인 전기차 수입 한도를 5만대로 올리고 수입세를 낮추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로이터는 테슬라가 인도 내 전시장 위치로 뉴델리와 뭄바이를 선정했고 최근 인도 내 13개의 중간급 직책에 대한 채용 공고를 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현재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다. 지난 수년간 인도 시장 진출과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높은 관세율 문제에 직면했다. 인도는 타타모터스와 같은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전기차에 약 11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한다. 그동안 머스크는 이러한 인도의 높은 관세를 비판해왔고 세율을 낮추기 위해 로비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테슬라는 지난 2022년에는 현지에서 일부 경영진을 채용했다. 이후 지난해 3월 인도 정부가 자동차 제조사가 최소 5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설립하면 수입세를 15%로 대폭 낮추는 새로운 전기차 정책을 공개하자 테슬라도 인도 내 공장 건설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머스크는 지난해 인도 방문 중 모디를 만나 20억~3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테슬라가 실적 부진으로 전 세계 인력의 10%를 해고하기로 하면서 방문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 진출 계획이 보류되면서 현지에서 채용된 일부 고위급 인사가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지난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미국 워싱턴DC 방문 당시 정상회담에서 인도의 자동차 관세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이후 양국은 조기 무역 협정을 추진하고 관세 갈등을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도 방미한 모디와 만났는데 이를 통해 인도 진출이 다시 물꼬를 튼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가 인도 시장 진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는 인도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테슬라가 현지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불공정한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전날 머스크와 함께 출연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인도에 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괜찮겠지만 이는 우리에게 불공정할 것"이라며 "매우 불공정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관세를 통해서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인도에서는 사실상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최경미 기자(kmchoi@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