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본격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애플이 중국 아이폰에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키로 하면서 중국 AI 대표주로 부상하자 뉴욕 증시에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알리바바가 2025년 회계연도 3분기(2024년 10~12월)에 핵심 부문인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서비스(AI포함)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802억위안(약 55조5000억원), 순이익은 239% 급증한 489억위안(약 9조6800억원)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알리바바가 핀둬둬, 바이트댄스 등 경쟁사를 물리치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음을 드러낸다.
20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ADR(미국예탁증서)는 한때 15% 급등하면서 2021년 11월 이후 최고가인 144.51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날 알리바바 주가는 전일 대비 8.1% 상승한 135.9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AI에 '올인'하겠다는 알리바바의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다. 에디 우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향후 3년동안 AI 인프라에 지난 10년 간 투자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우 CEO는 "이런 기회는 수 십년 만에 한번 찾아오는 업계 혁신의 기회"라며 "알리바바 AI 전략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범용인공지능(AGI)"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회계연도 3분기 알리바바 매출에서 AI를 포함한 클라우드 서비스부문 매출은 317억위안(약 6조2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지난 분기(7%)보다 매출 증가 속도가 약 2배가 됐다. 특히 AI 관련제품 매출은 6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하며 AI가 향후 알리바바의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인터내셔널 커머스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2% 급증한 377억위안(약 7조46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알리바바는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이 1000억달러 넘게 불어났다.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주재한 민영기업 좌담회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참석하자 중국 정부의 알리바바를 향한 고강도 규제가 끝났다는 신호로 읽혔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하이툰의 리청동 대표는 "알리바바가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 사업을 지키고 부수적인 AI 사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알리바바의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알리바바와 정부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 상당한 고객손실이 있었지만, 이제 AI 사업이 알리바바를 되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월말 알리바바는 신규 AI 모델 '큐원(Qwen) 2.5-맥스'를 공개하면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AI 모델 V3는 물론 미국 오픈AI의 GPT-4o도 능가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알리바바의 AI 기술을 탑재하기로 하면서 알리바바의 기술력에 신뢰가 높아졌다.
21일 오전 9시 54분(현지시간) 홍콩거래소에서 알리바바는 8.9% 오른 131.6홍콩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항셍테크지수도 2.5% 상승한 5635.54를 기록 중이다.
머니투데이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