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반도체회사인 엔비디아가 2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웃도는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도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섰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대비 매출액 가이던스의 상회폭이 이전보다 줄어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보합권에서 등락하다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장 마감 후 2025 회계연도 4분기(지난해 11월~올 1월)에 전년 동기 대비 78% 늘어난 393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81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89센트로 집계됐다. 이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85센트를 상회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1분기(올 2~4월) 매출액 가이던스로 43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421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최신 칩인 블랙웰로 전환을 시작하기 전까지 시장 컨센서스 대비 가이던스 상회폭이 20억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회폭 9억달러는 실망스러운 것이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1~2% 하락했다. 이후 블랙웰로의 전환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수치가 제시되면서 상승 반전했으나 컨퍼런스 콜에서 새로운 상승 촉매가 나오지 않으면서 다시 약보합으로 전환했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4분기에 최신 칩인 블랙웰 매출액이 110억달러로 집계됐다며 "엔비디아 역사상 가장 빠른 생산 증가세"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전에 회계연도 4분기 블랙웰 매출액이 "수십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분기에 블랙웰 칩 라인업이 "상당한 생산 증대"를 이룰 것이며 이와 함께 낙관적인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의 최고급 블랙웰 AI 서버 시스템인 GB200 NVL72에 대해 "나는 지난 1월 CES 때보다 지금 더 열정적"이라며 "우리가 하는 일에 쉬운 것은 없지만 우리는 대단히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콜레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선 시행 시기와 규모와 관련한 최종 정책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상세한 언급을 피했다.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총이익률은 73%로 전년 동기 76%에 비해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최신 칩 아키텍처인 블랙웰로 이전하고 있어 매출액총이익률 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엔비디아의 AI 칩 사업부인 데이터센터 부문은 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이 35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335억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 매출액의 50%가량을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사업자가 차지했다고 밝혔다.

게이밍 부문의 매출액은 2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줄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게이밍 시스템에 쓰이는 블랙웰과 에이다(Ada) 칩 모두 공급 제약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4억6350만달러를 상회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