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창업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폴 싱어가 26일(현지시간) 이례적인 인터뷰에서 "오늘날 주식시장의 상황은 내가 지금까지 목격한 것 가운데 가장 위험하다"고 말했다.
올해 80세인 싱어는 유튜브에 공개된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이 탕겐과의 인터뷰에서 "레버리지는 쌓이고 또 쌓이고 있고 리스크 감수도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정부들에도 적용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유럽과 일본, 스위스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행됐다는 것은 정말 놀랍고 미국에서도 10년간 제로(0) 금리 정책이 이뤄졌는데 이건 미친 짓"이라고 지적했다.
싱어는 또 주요 기술기업들이 AI(인공지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는데 이 투자가 궁극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현했다.
그는 "AI는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역량을 넘어 너무 야심만 크다"며 "AI는 쓸모가 있고 앞으로 추가적인 쓸모가 더해지겠지만 너무 과장됐다"고 말했다.
싱어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공식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훼손시키는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국가들은 미국 정부가 기축통화국으로 누리는 특권을 좋아하지 않으며 대안을 원하고 있다"며 "달러는 지배력을 남용해 세계를 지배하며 그 자리(기축통화의 자리)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미국이 달러의 대안을 제시하거나 지지한다니 혼란스럽다"고 했다.
엘리엇은 주주 행동주의 펀드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막대한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등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는 합병에 반대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