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적용했다. 캐나다 정부는 즉각 반격할 수 있는 보복 패키지를 준비 중이라며 "미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한 달 유예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달리 캐나다에 대해선 '51번째 주'를 재차 언급하며 도발을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외신들은 트럼프와 캐나다 사이에 '특별한' 기억과 감정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3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와 캐나다 간 사랑과 증오 관계의 배후'라는 제목의 기사로 "트럼프는 관세 협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종종 캐나다에 대해 특별한 혐오감(loath)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NYT는 "트럼프가 미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 중 하나인 캐나다와 무역전쟁을 벌이려는 이유에 대한 여러 추측이 터져 나온다"고 전했다.
첫 번째 가설은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트럼프의 불화설이다. NYT는 "트럼프는 2018년에도 트위터(지금의 X) 계정에서 트뤼도를 비난했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는 캐나다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 직후 트위터에 "(트뤼도는) 매우 부정하고 약하다"며 "캐나다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글을 썼다. 또 트뤼도 총리가 "거짓된 진술을 조작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꾸준히 트뤼도를 조롱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고 싶다는 생각을 공공연하게 말하던 트럼프는 트뤼도를 향해선 '주지사'라고 불렀다. 직접 만나서 한 적은 없지만,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남긴 글에서다. 이같은 발언이 두세 번 이어지면서, 트뤼도 총리도 더이상 농담이 아닌 진심이라는 걸 알아챘다.
지난달 7일 캐나다 매체 토론토스타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기업가들과 만난 비공개 자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가 핵심 광물자원을 얼마나 가졌는지 알고 있고, 이 때문에 우리를 자신들의 51번째 주로 만드는 얘기를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합병이라 생각한다. (농담이 아닌) 실제 상황"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는 트럼프가 정치 입문하기 전, 유독 캐나다에서만 호텔사업이 망한 기억 때문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NYT는 "트럼프가 캐나다 호텔 사업의 실패에 대해 아직도 분노하고 있다는 설이 있다"고 짚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는 토론토와 밴쿠버에 '트럼프 호텔' 체인사업을 펼쳤는데 둘 다 실패했다. 이 호텔은 다른 사람이 인수해 운영하고 있느데 '트럼프'라는 이름은 계속 쓰고 있다. 캐나다에서 트럼프 반대 집회는 이 호텔 앞에서 종종 열리며 반미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마지막으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SNS를 중심으로 나온다. 2019년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트럼프 부부가 참석했다. 행사 종료 후 기념 촬영을 앞두고 트뤼도 총리가 다가와 멜라니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얼굴을 맞대고 볼 키스를 나눴는데, 바로 옆에 굳은 표정의 트럼프가 서있는 장면이 포착된 것. NYT는 "SNS에서는 트뤼도가 멜라니아에게 키스할 듯 접근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본 트럼프가, 잘 생긴 캐나다 총리에 원한을 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돈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