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국민의힘이 제안한 '배우자 상속세 폐지'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간 상속세 일괄공제는 현행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 공제 최저한도는 현행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추진했는데 여당의 제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우자에 대한 상속세 면제는 수평 이동이기 때문에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며 "여당이 상속세 일괄공제를 올리는 것도 동의하는 것 같으니 배우자 상속세 면제 폐지를 우리도 동의할 테니 이번에 (상속세법 개정안을) 처리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배우자 상속세 폐지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날 '배우자 상속세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함께 재산을 일군 배우자 간 상속은 세대 간 부의 이전이 아니다"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배우자 상속에 과세하지 않는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부부 사이에 이혼하면 재산분할을 하고 그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며 "그런데 사별해서 상속받으면 부부간에도 상속세를 내게 돼 있다. 얼마나 불합리한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법안을 내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하면 민주당도 전향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제안에 수용 의사를 밝히며 "합의된, 동의한 부분부터 신속히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와 최대주주 할증 평가 제도 폐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표는 "상속세법 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기로 했는데 초부자 상속세 감세 같은 조건은 붙이지 말고 합의된 것(공제 한도 확대)만 처리하자"며 "불필요하게 연관짓는 발목잡기 전략은 더 이상 하지 말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