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드오픈리서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세미나’
美 부채비율, 2차대전 후 최대…채권 쇼크 올수도
달러 준비자금 부족해 금·비트코인 등 자산 각광
스테이블코인 금융안정성 논의 있어야 제도화 가능
김용범 해시드 오픈리서치 대표가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위기는 상당히 극심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준비자산의 부족이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김용범 해시드 오픈리서치 대표는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위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부채비율은 2차대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났는데,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채권 시장에 충격이 일어날 수 있다”며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가상자산을 통해 현재 미국 경제가 겪고 있는 모순을 해결하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미국이 가상자산에 주목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 장점만 있을 것 같지만 너무 많은 나라들이 달러를 찾아 강달러 현상이 필연적이고, 이로 인해 제조업이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점도 겪고 있다”며 “미국이 전 세계 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그런 시대가 더이상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특히 미국은 법정화폐 준비자산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겪고 있다”며 “준비자산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금과 같은 전통적인 준비자산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데, 비트코인 역시 총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등 같은 맥락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효봉 태평양 변호사가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이어 발표에 나선 김효봉 태평양 변호사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한 해외 규제 동향과 국내 입법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해외 주요 국가들이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서두르고 있고 사용 증가가 예상되므로 국내에서도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며 “규제 수준은 미국에 맞추되 국내 실정에 맞게 실제 작동할 수 있는 섬세하고 명확한 규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채택을 촉진하기 위한 외국환거래법과 세법 등 관련 법령의 동반 정비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안정성과 관련한 논의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가상자산은 시장 안정장치가 부재하고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등의 내재가치 산정 모델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로 인해 금융안정성 논의는 반드시 필요하고, 이같은 논의가 많아야 제도화가 빨라진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 교수(왼쪽 첫 번째)가 패널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선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 교수를 좌장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해외 규제 사례와 법제화에 필요한 사항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한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패널 토론에서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의 규제에 대해 논의할 때 정책적, 전략적 목표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라며 “이는 대상을 투자 자산의 일종으로 볼지, 아니면 지급과 결제를 위한 일종의 화폐로 판단할 지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