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2년 6개월여 만에 가격 인상을 결정한 농심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해외 성장세가 실적 개선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격 인상 발표 당일 주가가 10% 이상 뛰었지만 기업 성장성이 향상됐다고 해석하기에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농심은 전날 거래일 대비 1.16% 오른 3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이다. 다만 지난 6일 하루 만에 무려 10.65% 급등한 데 비해 상승 폭이 축소됐다.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새우깡, 신라면 등 17개 브랜드 출고가를 평균 7.2% 올리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지난 2022년 9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의 가격 조정이다. 이에 매출 확대 기회로 판단한 시장 기대감이 주가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인상 시 판매량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25년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는 875억원, 판매량 감소 예상분을 반영하면 매출 증가 효과는 621억원"이라며 "이익 증가분은 199억~453억원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이 농심 경쟁력을 떠받칠 가능성에 대해서 증권가는 다소 보수적인 입장이다. 이날 관련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중 농심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는 LS증권 한 곳이었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익 추정치 상향을 감안해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6.4% 상향한 50만원을 제시한다"며 "국내 마진 개선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주가의 본격적인 리레이팅을 위해서는 해외 부문의 성장 모멘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가격 인상이 오히려 경쟁사의 시장점유율 상승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농심이 지난해 출시한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 중인 만큼 해외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은지 현대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시장은 내수 소비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 이후에도 프로모션 비용이 절감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미국 또한 라면 내 시장 경쟁 심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프로모션 비용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향후 월마트 매대 확장 효과의 지속 여부 확인과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런칭 성과를 통한 해외 매출액 성장 가능성 확인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농심을 시작으로 식품 업계가 가격을 줄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식품 업계 전반적인 이익을 개선할 수 있다.
박성호 연구원은 "경쟁사들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기대감에 따른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 조치의 주요 근거는 팜유 가격 상승과 고환율 부담이다. 그 배경은 2023년 7월 정부 압박에 따른 가격인하와 전반적인 고정비 및 판촉비 증가로 누적된 부담인데 이는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연 기자 (seung@fnnews.com)